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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독일 유기견 정책, 뭐가 다를까?

by haruharu2022 2025. 11. 19.

유기견 문제는 전 세계 모든 나라에서 공통으로 겪고 있는 사회적 과제이지만, 각국의 대응 방식은 크게 다릅니다. 특히 한국과 독일은 반려동물 보유율이 높다는 점에서는 유사하지만, 유기견 발생률, 보호소 시스템, 입양 제도, 법적 규제 등에서 매우 뚜렷한 차이를 보입니다. 2025년 현재, 독일은 유기견 발생률이 1% 이하인 유기견 복지 선진국으로 평가되며, 한국은 유기동물 수가 연간 13만 마리에 달하며 그 중 다수가 유기견입니다. 본 글에서는 양국의 유기견 정책과 운영 방식의 차이점을 심층 비교합니다.

등록제와 사전 예방 정책의 차이

독일은 세계에서도 가장 철저한 반려동물 등록 시스템을 가진 국가 중 하나입니다. 모든 반려견은 반드시 마이크로칩을 삽입하고 지방정부에 등록해야 하며, 등록과 동시에 ‘반려견세(Hundesteuer)’라는 세금이 부과됩니다. 이 세금은 반려동물 복지 예산으로 환원되며, 책임 있는 양육을 유도하는 수단으로 작동합니다. 또한, 반려견을 기르기 위해서는 정기적인 교육 이수를 의무화하거나, 일부 주에서는 반려동물 소유 면허까지 요구합니다. 반면 한국의 반려동물 등록제는 2013년 도입 이후 계속 확대 중이나, 2025년 기준 등록률은 약 65%에 머물러 있고, 무단 미등록에 대한 단속은 여전히 느슨한 편입니다. 한국은 등록 후 실질적 사후 관리가 부족하며, 반려견 양육 시 교육 의무화도 제도화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 결과, 책임감 없는 양육과 유기 가능성이 높아지는 구조입니다. 즉, 독일은 반려견을 들이는 초기 단계에서부터 제도적으로 책임을 부여하는 반면, 한국은 여전히 유기 후 대응에 집중하고 있는 점에서 정책의 방향성이 크게 다릅니다.

보호소 운영과 유기견 복지 수준의 차이

독일은 전국에 ‘티어하임(Tierheim)’이라는 비영리 동물 보호소가 운영되고 있으며, 이 보호소들은 국가와 지방정부의 지원뿐 아니라 시민 기부, 자원봉사, 유산 기부 등을 통해 자율적으로 운영됩니다. 티어하임은 단순한 보호소를 넘어, 동물의 심리치료, 건강관리, 사회화 교육, 입양 연계 등 종합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유기견은 보호소에서 무기한 보호되며, 안락사는 극히 제한된 경우에만 실시됩니다. 이에 반해, 한국의 유기견 보호소는 대부분 지자체 위탁 형태의 민간 보호소이거나, 시설이 협소한 공공 보호소입니다. 보호 기간은 보통 10일~20일 이내이며, 이후 입양이 되지 않으면 안락사 가능성이 높습니다. 2025년 기준, 한국의 유기견 안락사율은 평균 17%로 여전히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많은 보호소가 인력 부족, 공간 협소, 예산 한계로 인해 위생, 의료, 사회화 프로그램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독일은 반려동물을 위한 체계적 인프라를 기반으로 동물 복지를 실현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아직 구조 중심의 단기 보호 체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입양 제도와 반려 문화 차이

입양 문화와 제도 면에서도 한국과 독일은 큰 차이를 보입니다. 독일에서 반려동물을 입양하려면 티어하임을 통해 엄격한 심사를 거쳐야 합니다. 입양자는 생활 환경, 반려동물 양육 경험, 직업, 가족 구성 등을 상세하게 평가받으며, 경우에 따라선 사전 교육 이수와 가정 방문 검사를 받게 됩니다. 입양 이후에도 수 개월간의 추적 관리가 이루어져 재유기율이 매우 낮습니다. 반면 한국은 보호소에서 유기견을 입양하는 절차가 비교적 간단하고, 지역마다 다르지만 대부분 기본 서류만 작성하고 간단한 상담을 거치는 방식입니다. 입양 전 체험이나 사전 방문, 사후 관리가 미비한 편이라 입양 후 문제 발생 시 재유기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또한 한국은 여전히 외모 중심, 품종 선호 문화가 강해, 믹스견이나 나이 든 유기견은 입양이 어려운 실정입니다. 반면 독일은 유기견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거의 없으며, 입양을 통해 동물을 돕는 것이 도덕적 선택이라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습니다. 이처럼 제도의 정교함과 시민 인식의 차이가 유기견 보호와 복지 수준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한국과 독일의 유기견 정책을 비교해 보면, 단순한 제도 유무의 문제가 아니라 ‘반려동물에 대한 사회적 철학’이 정책 전반에 얼마나 깊이 반영되어 있는지가 결정적 차이로 작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한국은 빠르게 관련 법령을 강화하고 있지만, 아직은 문화와 인식, 인프라가 제도에 따라가지 못하는 과도기에 놓여 있습니다. 독일의 사례는 단순히 벤치마킹의 대상이 아니라, 인간과 동물의 관계가 어떤 방식으로 제도화되고 실천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회적 모델로서 의미를 가집니다. 한국도 이제는 ‘유기 후 수습’이 아닌, ‘유기 자체를 예방’하는 구조로 나아가야 할 시점입니다.